미국의 단편 소설작가 ”오 헨리“는 10여년 남짓 작가 생활을 하면서 300여편의 단편소설을 남겼다. 그 유명한 ”마지막 잎새“도 그의 작품 중 하나다. 그의 작품 중에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젊은 부부인 주인공 델리와 짐은 서로를 깊이 사랑하지만 너무 가난하게 시작한 결혼생활이라 어렵기 그지없었다. 어느 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델리와 짐은 아주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었지만 둘 다 서로에게 선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었다. 고심 끝에 델라는 사랑하는 남편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자기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오랫동안 길러왔던 머리카락을 팔아 은으로 된 멋진 체인으로 된 시계 줄을 샀다. 아주 오래된 회중시계를 손목에 채워 주기 위해서였다. 반대로 짐은 델라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예쁘게 꾸며 줄 비싼 은으로 된 마리빗을 회중시계를 팔아 선물로 준비한다. 그러나 서로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자기의 가장 소중한 것을 이미 팔아버렸기 때문에 준비한 선물은 아무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준 사랑과 희생은 물질적인 것보다 훨씬 더 값진 것임을 이 소설을 본 독자들이 깨우치게 된다. 이야기에서 작가 “오헨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희생이야말로 진정한 선물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삶에서의 진정한 가치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교훈을 주고자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사랑 이야기다. 아주 열열한 사랑을 나누던 어떤 젊은이 한 쌍이 주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꿈같던 행복도 잠시 그들에게 커다란 불행이 닥친다. 그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너무나 큰 불행이었다. 그들이 살던 자그마한 집에 그만 불이 나고 만 것이다. 그 화재로 사랑하는 아내는 눈에 큰 부상을 당해 결국 실명을 하고 말았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지는 않았지만 그들에게는 어쩌면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셈이 되었는지도 몰랐다. 그 후로 남편은 잠시도 아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아내는 앞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혼자 몸을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남편은 곁에서 열심히 아내를 도와주었다. 처음엔 아내가 짜증도 많이 내고 화도 내었지만 남편은 묵묵히 그 모든 것을 받아주었다. 남편은 불 속에서 아내를 구해내지 못한 것이 늘 가슴이 아프고 미안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아내는 남편의 도움 없이도 주위를 걸어 다닐 만큼 적응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제 서야 아내는 남편의 사랑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서 자기 인생의 목발이 되어주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런 이후로 아내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시간은 어느덧 그들 부부에게 머리에 하얀 눈이 내리게 하였고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정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 노년에 접어들게 된다.
어느 날 아내는 이런 말을 하였다. “내가 빛을 보지 못한지 수십 년이 되었지만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당신의 얼굴을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군요. 난 아직도 당신의 그 맑은 웃음을 짓는 얼굴을 기억하고 있거든요.”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내가 세상을 볼 수 있는 길은 누군가의 눈을 이식 받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그 방법은 쉽지 않았다. 아무도 세상을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에게 각막을 이식해 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 후 이들 부부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쳐 왔다. 남편이 갑자기 각혈을하여 응급실에 갔는데 이것저것 검사하던 의사로부터 청천병력 같은 말을 듣게 된다. 남편이 희기암 말기로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이었다. 아내는 자신이 세상의 빛을 잃었을 때보다 더 좌절하고 슬퍼했다. 그러나 남편은 담담하게 오히려 아내를 위로하고 결심을 한다.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보기를 염원했던 아내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고 떠나기로 한 것이었다. 자신의 각막을 아내에게 주기로 했다.
남편은 얼마 후 하늘나라로 떠났고 아내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각막을 이식 받았던 눈에서 붕대를 제거하자 환한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뻐할 틈도 없이 남편을 찾았지만, 늘 곁에 있었던 남편이 보이질 않았고 간호사로부터 남편이 쓴 편지 한 장을 받게 된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지금 와서 고백하리다. 나는 훨씬 전에 당신에게 빛을 찾아줄 기회가 있었오. 하지만 나는 겁이 났었다오. 나는 당신이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나의 모습을 도저히 보여 줄 수 없었소. 당신 눈을 앗아갔던 그 ·화재가 나던 날 당신은 눈을 잃었지만 나는 나의 얼굴을 잃었다오. 화상으로 흉칙하게 변해버린 나의 모습을 당신에게 보여줄 용기가 솔직히 없었던게요, 당신이그렇게도 좋아했던 미소 마져도······! 나는 당신이 눈이 보지 않던 시절 내내 내 미소를 기억하고 있기를 바랬소. 지금의 나의 흉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보다는······ 이제 나는 떠나오. 비록 당신에게 미소는 보여주지 못하지만 늘 그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길 바라오. 그동안 당신을 많이 사랑했소.
아내는 눈이 와서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난 알았어요! 당신의 얼굴이 화상으로 흉칙하게 변해 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그 화상으로 인해서 예전에 나에게 보여 주었던 그 미소를 지어줄 수 없다는 것도······ 곁에서 잠을 자는 당신의 얼굴을 더듬어 보고 알았지요. 그런데 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나는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니까요.”
“참 좋군요! 당신의 눈으로 보는 바라보는 이 아름다운 세상이······” <저작권자 ⓒ 경기실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