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카메라 앵글-생생포토>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고태환 사진 작가

장상옥 | 기사입력 2024/04/09 [08:29]

<카메라 앵글-생생포토>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고태환 사진 작가

장상옥 | 입력 : 2024/04/09 [08:29]

 

 

 

 

 

 

 

 

 

 

 

 

 

 

 

 

 

 

 

 

 

 

 

 

 

 

 

 

 

 

 

 

 

 

 

 

 

 

 

 


 

 
 
출근 길에 중랑천 변에 잠시 차를 세우고 새하얗게 만개한 벚꽃을 신나게 찍었다.
 
만물은 시간을 어기지 않고 번갈아 가며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니 이도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사진 찍는 시간에는 내가 살아있음을 실감하지만 이내 마음이 시들해지고 만다.
 
시간은 하릴없이 마구 흘러가고 티비(TV)만 틀면 짜증부터 나고 유튜브로 역사나 심리학 강의도 들어 보아도 이내 싫증이 나고 만다.
요즘 나도 그러하고 많은 국민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말도 잊고 있는 것같다.
 
선거라는 게 축제가 되어야할진데...
모두가 자신만이 옳고 남들은 나쁘다 우기고 있으니 짜증부터 나는 것이다. 이런 원인이 사람들의 수명이 너무 길어진데도 조금은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조부모님 세대 때는 50이 넘으면 마을의 상어른이셨고 어른으로서의 책무와 도리를 다하려고 노력 하셨다.
 
항상 신께서 세상을 훤히 내려다 보고 계시니 마음이 몹시 언찮더라도 상스런 말이나 행동은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자신이 저승 갈때 입고 갈 수의도 미리 장만해 두는 풍습도 있었다.그 수의는 아주 잘 간직하고 있다가 염라대왕을 만날때 옷이라도 반듯하게 입고 가야하지 않겠는가?
 
가끔씩 그 옷을 입어 보기도 하고 장마철이 지나고 나면 혹시 곰팡이라도 났을까 하고 거풍도 시켜 주었다고 한다.
 
이 수의를 보며 또 입어보며 자신의 죽음도 헤아려 보며 보다 더 올바르게 살아보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수의에는 주머니가 전혀 없다.
 
그러니 저승갈때 동전 하나도 가져 갈 수가 없다는 것도 되새기며 모든 과욕을 자제했을 것이다.
 
요즘은 보통 80세나 90세를 살고 120까지도 살 수 있다고 하니 저승은 멀고 먼... 나에게 닥치는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이라 여기고 천년만년 살아갈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러하니 속내가 훤히 보이는데도 나쁜 짓을 일삼고도 핑계나 대고 뻔뻔하게 행동을 하는 것같다.
염치를 모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시간은 모든 생명을 탄생 시키고 또 소멸케 하는 것도 상기하며 살아야할 것 같다.
 
항상 아름다운 세상이 아름답게 보였으면 좋겠다.
빨리 선거가 끝나야 짜증도 사라질 것같다.
 
고태환 사진 작가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