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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88세) 할아버지 전국 최고령 학사모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증명 인간 승리

부산 동명대 일본학과 졸업자 이주형씨...4.5 만점에 4.48...학과 수석에 화제 반발

장상옥 | 기사입력 2022/03/09 [14:24]

미수(88세) 할아버지 전국 최고령 학사모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증명 인간 승리

부산 동명대 일본학과 졸업자 이주형씨...4.5 만점에 4.48...학과 수석에 화제 반발

장상옥 | 입력 : 2022/03/09 [14:24]

▲ 이주형씨 <조선일보 제공>




88세의 미수의 나이에 만학도가 평생 바랐던 학사모를 쓴다. 오는 14일 부산 동명대 일본학과 이주형(88)씨가 주인공이다.  2년 전 대학에 편입학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고 평생학습시대임을 다시한번 증명해주고 있다. 그것도 전체 학점은 4.5 만점에 가까운 4.48으로 과 수석이다. 동명대는 “이주형씨가 학과 수석으로올해 졸업하는 대학생 중 전국 최고령 졸업자”라고 밝혔다고 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주형씨는 1934년생으로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강원도 춘천사범학교 4학년(현재의 고1)을 다니던 중 6·25가 발발해 학도병으로 입대하면서 학업을 중단했다. 이번에 대학 졸업장을 받게돼  6·25 때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학업을 마칠 수 있어서 평생소원을 풀게 됐다.

 

그는 88세의 나이에 손자뻘과 같은 학생들과 공부하면서 힘든 과정을 이겨내 인간 승리를 보여줬다. 20대 학우들은 그를 ‘할아버지’라 불렀다. 이씨는 “정겨운 호칭”이라며 “청춘들과 만나는 것 자체가 흐뭇하고 마음을 더 젊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지도교수인 감영희 학부교양대학 학장은 “이씨는 넘치는 학업 열의와 훌륭한 인품으로 젊은 학우들과도 잘 소통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나이가 있는지라 강의를 듣고 책을 보면 금방 까먹곤 해 힘들었지만 두 번, 세 번 보고 읽으면 학업에 정진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 수업에 접속하고 과제를 컴퓨터로 작성해 온라인으로 제출해야 하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같이 사는 딸(62)이 많이 도와줬다고 했다. 이씨는 밤 12시쯤 잠자리에 들어 다음 날 새벽 4시 30분쯤 일어나 1~2시간 책을 읽고 공부했다.

 

이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합성피혁 제조 회사를 운영 중이다. 그는 매일 회사에 출근했다가 퇴근한 뒤에도 책을 놓지 않았다. 그는 “사범학교 시절 한문 선생님이 잊지 말고 가슴에 새기라고 하신 ‘수불석권(手不釋卷·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뜻)’의 글귀가 제 마음에 각인됐다”며 “6·25전쟁 때도, 이후 폐허가 된 어려운 시절에도, 이번에 공부하면서도 이 글귀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코로나 사태가 지나가면 일본 관련 내용을 가르치는 나눔 봉사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호환 동명대 총장은 “이씨는 열정으로 어려움을 이겨낸 삶을 모두에게 보여줬다”며 “평생 학습의 모범 중 모범”이라고 말했다. 슬하에 2남1녀의 자녀를 둔 이씨는 큰아들은 치과 의사, 막내아들은 내과 의사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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